1시간 59분 30초, 마라톤이 처음 넘어선 두 시간의 벽

런던마라톤 1:59:30, 마라톤 최초의 두 시간 벽 붕괴

1시간 59분 30초. 2026년 4월 26일 런던마라톤에서 케냐의 사바스티안 사웨가 결승선을 통과한 시각이다. 42.195km를 뛰어 완주 기록으로 두 시간을 넘지 않은 선수는 이제까지 없었다. 이 숫자 하나로 마라톤 역사의 페이지가 넘어갔다.

주목할 이유는 단순히 「빠르다」가 아니다. 두 시간이라는 경계는 오랫동안 마라톤에서 1마일 4분 벽(1954년 로저 배니스터)에 견줄 만한 심리적 상한선으로 여겨졌다. 엘리우드 킵초게가 2019년 비엔나에서 1시간 59분 40초를 낸 적이 있지만, 그 기록은 공인 세계기록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사웨의 1:59:30은 공개 대회에서, 공인 조건 아래 나온 최초의 서브2(sub-2) 기록이라는 점에서 다르다.

이 숫자는 어떻게 계산되나

1:59:30을 42.195km로 나누면 1km당 평균 페이스가 나온다. 계산하면 1km당 약 2분 50초, 1마일로 환산하면 약 4분 34초다. 42.195km 내내 이 페이스를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나오는 숫자이며, 후반 30km 구간에서 페이스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라톤은 후반부에 근글리코겐이 고갈되며 페이스가 떨어지는 구간(이른바 「32km의 벽」)을 넘기는 종목이라, 끝까지 2분 50초대를 지킨 것 자체가 이 기록의 핵심이다.

다만 이 숫자가 세계기록으로 「공인」되려면 조건이 있다. 세계육상연맹(World Athletics)은 기록 인정 요건으로 표고차·직선거리 제한이 있는 공인 코스, 그리고 레이스 중 교대로 붙는 페이스메이커가 마지막까지 완주해 순위에 들지 않을 것 등을 요구한다. 킵초게의 1:59:40이 기록으로 남지 않은 이유가 여기 있다. 월드애슬레틱스가 공개한 공식 리포트는 사웨의 런던마라톤이 이 요건을 모두 충족한 정식 공인 경기였다고 못박는다.

비교하면 어느 정도인가

이전 세계기록은 고 켈빈 킵툼이 2023년 시카고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0분 35초였다. 사웨의 기록은 여기서 65초를 더 줄인 것이다. 1km당으로 나누면 킵툼의 페이스는 약 2분 51초, 사웨는 약 2분 50초로 그 차이는 1km당 1.5초 안팎에 불과하다. 42km가 넘는 레이스에서 1km당 1~2초의 차이가 결국 「2시간 벽」의 안과 밖을 가른 셈이다.

2018~2026년 남자 마라톤 세계기록 변화 (킵초게→킵툼→사웨)

진행 추이를 보면 이 벽이 갑자기 무너진 게 아니라는 것도 보인다. 2018년 킵초게의 베를린 2시간 1분 39초, 2022년 같은 대회 2시간 1분 9초, 2023년 킵툼의 2시간 0분 35초를 거쳐 2026년 사웨의 1시간 59분 30초까지, 8년 동안 딱 2분 9초가 줄었다. 한 해 평균으로는 15초 남짓이지만 실제로는 매번 30초 안팎씩 계단식으로 줄어든 흐름이다. 현장을 취재한 렛츠런닷컴의 레이스 분석은 사웨가 후반 5km 구간에서도 페이스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이번 기록의 특이점으로 짚었다.

왜 이렇게 됐나

원인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첫째는 신발이다. 카본판을 겹겹이 쌓은 풀 카본플레이트 슈즈는 2016년 이후 마라톤 기록을 세대 단위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둘째는 페이스 운용이다. 최근 대형 마라톤 대회들은 정해진 구간별로 페이스메이커를 교대 투입하고, 노면에 페이스 라인을 쏘는 조명 장치까지 동원해 선수가 「생각 없이 따라가기만 해도」 목표 페이스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사웨 개인의 기량도 빼놓을 수 없다. 위키백과에 정리된 사웨의 커리어를 보면 그는 마라톤 데뷔 초기부터 하프마라톤에서 59분대를 여러 차례 기록한, 후반 지구력이 검증된 선수였다.

「왜 하필 지금인가」라고 묻는다면, 세 조건 — 검증된 신발, 정교해진 페이스 시스템, 그리고 그것을 견딜 체력을 가진 선수 — 이 런던이라는 평탄하고 기록이 잘 나오는 코스에서 동시에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앞으로 유지될까

이 기록이 오래 갈지는 세 가지에 달려 있다. 하나는 코스와 날씨의 재현성이다. 런던마라톤처럼 표고차가 적고 기온·바람 조건이 맞아떨어지는 날은 흔치 않다. 둘은 신발 규정이다. 세계육상연맹은 카본플레이트 슈즈의 밑창 두께와 판 개수를 이미 한 차례 제한한 전례가 있어, 추가 규제가 나오면 기록 경신 속도 자체가 느려질 수 있다. 셋은 다음 세대 선수층이다. 20대 초반 케냐·에티오피아 선수 중 사웨에 필적할 하프마라톤 기록을 가진 이들이 이미 여럿이라, 도전자가 끊기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 기록은 한 번의 「이변」인가, 새로운 기준선인가. 답은 다음 한두 시즌 안에 같은 1:59대 기록이 다시 나오는지에 달렸다. 한 번으로 끝나면 이변이고, 두세 번 더 나오면 그때부터는 마라톤의 새로운 기준선이 된다.


정리 — 다음에 마라톤 기록 숫자를 볼 때

Q. 어떤 경기든 두 시간만 넘으면 세계기록인가?

아니다. 공인 코스, 남녀 혼성 여부, 페이스메이커가 완주하지 않는 조건 등 세계육상연맹의 인증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공인 세계기록」으로 남는다. 요건을 벗어난 기록(비공개 타임트라이얼 등)은 참고 기록으로만 남는다.

Q. 1km당 페이스 차이 1~2초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

42.195km 전체로 누적되기 때문이다. 1km당 1.5초 차이는 완주 시점에는 약 63초 차이로 벌어진다. 실제로 킵툼과 사웨의 기록 차이(65초)와 거의 맞아떨어지는 수치다.

Q. 이 기록, 다음 시즌에 또 나올 수 있나?

가능성은 있다. 하프마라톤에서 59분대를 뛰는 선수가 여럿이고, 대회 측도 기록 시도에 우호적인 코스·페이스 지원을 계속 늘리는 추세다. 다만 재현되려면 날씨·컨디션까지 맞아떨어져야 해 매 대회 나올 수 있는 기록은 아니다.

다음에 마라톤 기록 관련 숫자를 만나면 완주 시간 하나만 보지 말고, 그 시간이 1km당 페이스로 얼마인지, 그리고 그 기록이 공인 조건을 충족했는지부터 확인해 보자. 이런 순간을 다음에도 놓치지 않으려면 오늘 국제육상 실시간 무료중계 일정부터 챙겨보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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